[고등학교 어디가] 농어촌학교에서는 농어촌전형으로 대학에 잘 갈까?
농어촌학교의 실제 모습을 본 적 있는가? 농어촌전형의 사례를 공개한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여러 고민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중에서 아주 드문 케이스를 먼저 살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 등은 관련 사례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교육에서도 수치와 결과만 알 뿐, 그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Q. 농어촌학교는 학교 분위기가 엉망이다?
일반고가 학교별로 다양하듯 농어촌학교도 지역별로 다양하다. 또 같은 지역에 위치한 농어촌학교여도 학교별로 분위기가 완전히 상이한 경우도 있다.
어느 읍단위의 A고등학교와 B고등학교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A고는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학생들도 활발하며 학업적인 학생들이 주도하는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B고는 흔히 말하는 노는 학생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흐리고 있는 학교다. 해당 학생들이 끼리끼리 어울리며 각종 비행을 곧잘 일으킨다.
그래서 중학교에서 애초에 진학할 때 학생들이 성향에 따라 A고를 1지망으로 쓰냐, B고를 1지망으로 쓰냐가 갈린다.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은 A고를 쓰고, 공부를 하지 않고 조금 놀려는 학생들은 B고를 쓴다. 물론 평준화여서 선택한 대로 그대로 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성향의 학생들이 해마다 많이 몰리게 된다.
결론은 학교별로 상이하다. 정말 학업 분위기가 좋은 농어촌학교도 있다. 해당 학교는 밑에 가서 소개하겠지만, 해당학교에 새로 부임한 교사가 학교의 분위기와 입시실적에 감탄하여 자신의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온가족이 이사 온 케이스도 있다.
Q. 농어촌학교는 공부를 안 하는 학생이 많다?
앞서 질문과 비슷하다. 학교별로 상이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평균적으로 공부를 안 하는 학생의 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가정환경과 주변 교육여건 등이 안 좋은 경우가 있어서,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거나,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경우가 있다.
그런 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부를 안 하는 학생의 비율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이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학교별로 큰 차이가 있다.
공부를 안 하는 학생들이 전체적인 학업 분위기는 흐리지 않고,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경우는 해당 학교에 진학한 상위권 학생들은 굉장히 유리한 이점을 갖게 된다.
3년 평균 내신이 1.00에 가까운 학생들이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게 되며,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수시전형에서 좋은 대학에 가게 된다.
그런 학교를 발견하게 되면, 수시에서 가장 손쉽게 최상위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이 된다.
Q. 농어촌학교는 거의 다 수시로 진학한다?
그렇다. 거의 대부분 수시로 대학에 진학을 한다.
학군지와는 이미 중학교때 부터 큰 차이가 난다.
전국에서 알아주는 유명 학군지 중학교의 경우 중2 거의 전교생의 90% 가량이 고등학교 과정을 선행을 하고 있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미적분 등 선택과목까지 수준 높게 배우고, 수능 모의고사를 마치 고3처럼 월별 자료를 찾아서 푸는 학생들도 꽤 있다.
심지어 고3 모의고사 수학에서 2등급 정도를 받는 경우도 많다. 영어는 이미 중2, 중3 때 거의 1등급을 받는 학생들도 많다.
어디까지나 전국에서 손꼽히는 학군지 중학교를 말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농어촌 학교의 중학교는 선행을 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그리 많지 않다. 선행을 해도 동학년의 다음학기 정도나, 빠르다면 그 다음학년 정도 수준이다.
인근에 유명학원도 없고, 보통 소수의 강사가 가르치는 소규모 학원이 대다수이며, 학교의 내신을 위한 강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에서도 고3이 되어도 미적분이나 기하 등의 진도를 못 끝내고 수능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6월 모의고사 진도표를 보면서, 해당 진도까지 학교에서 수업 나가려고 애를 쓰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진도표 만큼 학교나 학원에서 진도를 나가지 않아서, 안 배운 내용으로 수능 모의고사를 보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학교 내신은 전교 1등으로 모든 과목 1등급으로 1.00의 내신점수를 갖고 있는데, 수능 모의고사는 3등급, 4등급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대로 말하자면, 수능을 활용하는 정시로 가게 되면 불리한 학생들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은 자신에게 유리한 수시전형을 선택하게 된다.
Q. 농어촌학교는 서울대에 가기 어렵다?
농어촌학교에서 합격하는 학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토록 서울대에 가기 쉬운 방법도 없다.
농어촌전형을 쓰기보다는 보통 학교장추천전형을 사용한다. 지역균현전형이라고도 한다.
3년간 1등급을 거의 모든 과목에서 받고, 생활기록부에서 거의 전교사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어 화려한 내용으로 기재를 받고, 학교장추천전형으로 낮은 경쟁률로 서울대에 합격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서울대 내에서 지균(지역균형) 출신들이 지균 출신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 무시를 받곤 한다. 혹은 지균을 무시하는 발언들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무시가 일리는 있다. 다른 전형으로 치열하게 입학한 학생들에 비해 수월하게 들어갔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실에 가깝다.
"어떻게 수능 4등급으로 서울대를 가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학교활동과 생활기록부를 보면 그럴만 하다. 현행 입시제도 안에서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 것일 뿐이다.
하지만 그 학생은 수능최저능력 맞추느라 힘들었다고 토로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농어촌학교에서 압도적 1등을 하는 경우가 다른 학교에 비해 수월한 편이며,
생활기록부에서도 몰빵을 당해 좋은 내용을 어마어마하게 기재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수능을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은 다소 부족하여,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는 것이 이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관문이 된다.
꾸준히 수시로 서울대를 보내고 있는 농어촌학교가 있다면, 대부분은 위와 같은 사례이다. 그래서 해당학교에서 전교 1등 타이틀을 달고 3년간 다닌 경우, " 쟤는 서울대 가겠네. " 라고 이야기가 돌고, 실제로도 곧잘 서울대에 가게 된다.
그래서 농어촌학교에 1학년 때 입학했을 때 1등을 하지 못해서, 자퇴 후 다음 학년으로 재입학하여 3년간 전교 1등으로 1.00에 가까운 점수를 취득하고 서울대에 학교장추천전형으로 진학한 사례도 있다.
또한 교사로 재작하는 한 부모가 농어촌학교의 1등인 경우 너무나 수월하게 서울대에 진학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온가족을 데리고 해당 지역 이사를 왔다. 그리고 해당 자녀를 입학시키고, 본인은 같은 학교에 근무할 수 없으므로 다른 학교로 전출을 가게 된다. 해당 자녀는 3년간 1등을 하게 되어 서울대를 가게 된다.
물론 서울대를 진학하는 학생수는 적다. 정시로 진학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시의 경우 전국단위에서 뛰어난 수능성적을 받아 그 점수로 승부를 보지만,
수시의 경우는 해당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과 활동으로 승부를 보기 때문이다.
정시로 서울대를 갈 생각이라면 농어촌학교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으며, 대부분의 학생이 수시로 진학하게 되므로 모든 교육과정과 활동이 그것에 맞춰져 있다. 수능 준비에 있어서 여러가지 불리한 점이 많으므로, 스스로 엄격히 통제하며 수능 공부를 할 자신이 없다면, 농어촌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정시로 대학 가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정말 의지가 강하다면, 가능하겠지만 ... 그래도 정신건강에 무척 힘겨울 수 있다. 모두가 수시만 준비할 때, 홀로 수능 공부하는 왕따가 된 기분을 느낀다고 생각하면 된다.
Q. 농어촌학교는 내신 따기에 유리하다?
유리하다. 왜냐하면 공부를 아예 내려놓는 학생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다.
수학을 기준으로 하면 수포자가 상당히 많다. 9등급이 매우 치열해서, 한번 9등급이 계속 9등급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다.
그 말은 적당히 대충 하는 학생들 조차도 등급에서는 놀라운 등급을 받는 경우들이 있다. 100점 만점에 지필고사를 50점 받았는데, 나중에 3등급이 나오거나 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렇다고 1등급 받기 쉬운가 하면, 그것은 학교별로 다르다.
농어촌의 이점을 고려해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농어촌으로 오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문제는 그 학생들이 1등급 안에서 경쟁을 하게 되는데, 그런 학생들이 조금 몰리게 되면 1등급, 2등급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적당히 해도 3등급, 4등급이 나오는데, 그럼 조금만 더 노력하면 1, 2등급을 쉽게 받을 있나?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학군지 나 경쟁이 치열한 학교에 비해서는 그래도 1등급 받기가 더 쉬운 편이다.
Q. 농어촌학교에서 농어촌전형으로 모두 지원한다?
아니다.
농어촌지역의 고등학교 있어도, 농어촌전형으로 쓸 수 있는 지원자격이 안 되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
농어촌지역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오고 부모님이 같이 해당 기간 거주한 경우,
농어촌지역에서 초, 증, 고를 모두 나온 경우 등과 같이
지원자격이 유형별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고등학교 때만 농어촌학교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는 농어촌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되지 않는다. 그것을 모르고 고등학교만 농어촌지역으로 오는 학생, 학부모도 간혹 있다.
물론 내신점수의 이점과 학교장추천을 노려 고등학교 때만 농어촌지역으로 진학하는 경우들은 농어촌전형을 애초에 쓸 생각없이 진학해 오는 것이다.
그리고 농어촌전형의 지원자격이 되는 학생들도 쉽게 해당 전형을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해당 전형으로 지원했을 때 대부분 모집단위별로 1명 내지 2명 정도만 뽑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대학교 수학과 총 50명을 뽑는다면, 농어촌전형에서는 1~2명을 뽑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시 6개의 원서를 작성할 때, 모든 학교에 농어촌전형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정말 요행을 바라는 학교가 있을 때, 그 학교를 농어촌전형으로 쓴다. 혹은 전년도의 기가막힌 농어촌전형 사례가 있을 때도, 참고해서 쓴다. 하지만 대부분 좋은 결과를 받지는 못 한다.
Q. 농어촌전형은 무조건 유리한가?
아니다. 운이 나쁘면, 일반전형보다 점수가 높게 형성될 수도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모집인원이 너무 적기 때문에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한두명만 와도 불합격이 된다는 것이다.
가끔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는데, 농어촌학교에서 어느 대학교에 농어촌전형으로 합격한 학생 1명, 예비1번을 받은 학생이 1명이 생기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 경우 합격한 학생이 등록을 포기하면, 예비1번이 합격하게 된다. 그래서 예비 1번을 받은 학생이 합격한 학생의 다른 입시결과를 매우 기원하기도 한다.
반면, 정말 상상하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6개 전형을 모두 농어촌전형으로 수도권에 묻지마 지원을 한 경우에 가끔 나타난다. 내신 7등급 후반대의 경우는 거의 전교 최하위권의 학생이다. 해당 학생 정도의 내신이면 전문대를 보통 가는게 정상인데, 수도권 4년제 대학교를 보내겠다는 황당한 학부모의 고집에 수시 6개 전형을 모두 농어촌전형으로 쓴 적이 있다.
이때 놀랍게도 1개 대학에,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최종합격을 했다.
황당하게도 당시 서울대 합격한 사례보다 이 사례가 더 놀랍고 대단하여, 주변으로 부터 해당 학생은 많은 축하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같은 학과에 합격한 2-3등급 학생들과 동일하게 7등급 학생이 다닌다는 것에 대해, 다른 학생들은 억울한 마음이 생길 법도 하겠다.
Q. 농어촌학교가 대학을 잘 간다?
잘 간다. 점수에 비해서 정말 잘 간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수능 점수를 같은 수준에서 받는 학생들에 비해 정말 대학을 잘 간다는 것이다.
즉, 실제 학생의 수준은 그 대학에 갈만한 수준은 못 되는데, 내신과 학교생활기록의 유리함으로 그런 대학들을 다들 잘 가는 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간혹 가다가 농어촌학교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SKY에 합격했는데, 합격 이후에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 하고 굉장히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등장한다.
또래 다른 학생들은 쉽게 수업을 쫓아가는데, 이 학생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여, 좌절감을 매번 느끼고 열등감 속에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과연 입시지도를 잘 해서... 학생 본연의 수준을 초월한 학교를 보내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정시로는 정말 못 간다. 더 말해 무엇할까. 정시지원 학생들은 기본 재수, 삼수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농어촌학교의 학생들은 수시에서 끝장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