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특 잘 받는 법

세특.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잘 받는 방법은 무엇일까?

세특 잘 받는 법
Photo by Mikael Kristenson / Unsplash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줄여서 보통 세특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 세특은 생활기록부의 각 교과마다 담당교사가 학생에 대해 특기할만한 내용들을 적어주는 부분이다.

세특이 중요한 학생

생활기록부가 전형요소 포함이 되는 고입(영재고, 자사고, 국제고, 외고 등), 대입 수시 전형으로 진학할 학생들에게 중요하다.

현행 입시 체제에서는 생활기록부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항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특을 컨설팅하는 사교육 시장의 민낯

세특 컨설팅은 사실 큰 쓸모가 없다. 돈 낭비다.

이 말이 충격적으로 들리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고, 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입시의 큰 틀을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의미에서 저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1. 어차피 그렇게 안 써준다.

사교육에서는 열심히 최고의 내용을 가지고 왔다고 하고, 이런 저런 스펙을 만들어 주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해서 요상한 자료들, 대학교 내용들, 최신 이슈, 논문들 짜집기해서 제공한다.

그러면 학생과 학부모는 방대한 내용에 좋아하고, 희망에 부풀어서 이런 저런 활동을 하거나 자료를 만들거나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런데 그런 것을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충분히 좋다. 훌륭하다. 의미가 있다.

근데 생활기록부 세특이 목적이라고 했을 때는 좀 다르다.

교사가 안 적어주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해당 교사가 그렇게 적기 싫다는데, 그 누가 강요할 수 있을까?

특히나 해당 학생 또는 해당 학생의 학부모가 교사와 관계가 안 좋다면?


교사 입장에서는 특이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적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된다. 다른 특이할 만한 내용을 적으면 되기 때문이다.

또 해당 교사가 적었는지, 안 적었는지 사실 알 수도 없고, 알아내려고 해서도 안 된다.
당해연도에는 법적으로 제공이 금지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이 학생에 어떤 내용이 적혀있는지, 어떤 내용이 적힐지에 대해서 장담해줄 수 없는 사람이 마치 장담해줄 것 처럼 현혹시키는 것에 주의하자.

사교육, 학생, 학부모는 온갖 노력을 했을지라도 이상한 교사를 만나거나, 혹은 해당 교사와의 관계가 안 좋으면 1년간의 여러 노력들이 간단히 누구나 써줄 수 있는 말들의 복사 붙여넣기로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2. 이미 다른 사람을 통해서 얻은 것은 가치가 떨어진다.

비유를 해보자.

주식에 대한 최신의 정보를 내가 알았을 때는 이미 그것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이 다 보고 난 이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고, 재산을 쏟아부어 큰 손실을 맛볼 수도 있다.

세특에 기재되어야할 좋은 내용이라고 하는 것들, 활동이라는 것들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이상, 비슷한 유사 사례와 내용들로 이미 많이 활용된 상태일 수 있다.

특히 유명하다는 곳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컨설팅을 받거나 수업을 듣는다면, 그 자료의 수가 유한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곳 저곳에서 겹치고 또 겹친다.

특히 우수한 대학 진학하는 학생들이라면 해마다 또 똑같고, 또 똑같은 것들을 지겹도록 다 써오니 분명 훌륭한 내용임에도 감흥도 없다. 오히려 내용 수준은 낮아도 본인만의 독창적인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또는 세특을 위한 자료들을 자신이 통찰을 얻기 위한 도구, 시간을 절약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면 훌륭하다.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자신만의 생각과 활동을 담아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그냥 주는대로 하고, 하는대로 세특에 입력될 거라는 환상에 빠져있다.

그럼 뭐가 중요한가?

1. 교사와의 관계

안타깝지만(?), 혹은 너무나 당여한 것이지만

학생, 학부모와 교사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그 관계 안에는 학생의 인성이나 성실성 등의 학교생활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고입에서는 해당 관계는 추천서에서도 드러날 수 있다. 대입에서는 사라진 추천서가 아직 고입에는 영재고를 비롯해 일부에서 남아있기 때문이다.

추천서의 서술 의견란에 이렇게 적혀있는 학생을 본 적 있는가?

" 이 학생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

조금 과장하자면 종종 나온다. 대입에서도 과거 자주 등장했었다.

재미있는 것은 학생, 학부모의 원서접수 화면에서는 "추천서 제출 완료"로 뜨기 때문에 그 내용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추천서를 제출해줬다고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특도 그러하다.

그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과 달리 엉뚱한 내용이 적혀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치명적인 오타도 나온다.

"언어구사력이 우수하여.... " 이 "연어구사력이 구수하여 ... " 가 되는 경우,

복사 붙여넣는 과정에서 한 글자를 빼먹어서

"부드러운 성품의 소유자로..." 이 "드러운 성품의 소유자로..." 가 되는 경우

등등... 웃지 못할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다음 연도에 되어야 알 수 있으니 학생, 학부모는 알 길이 없다.

2. 청탁과 질문의 경계에서

본인이 어떤 진학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어필하지 않은 상태로 조용히 열심히 성실하게만 학교생활하는 학생들이 있다.

충분히 모범적이고 훌륭한 학생들이지만, 입시에서는 손해가 많다.

'교사가 알아서 잘 써주겠지' 만큼 위험한 착각도 없다.

그저 수업하는 수백명의 학생들 중 한 명일 뿐이고, 힘들게 써야하는 수만, 수십만 글자의 일부를 차지하는 문구의 소유자일 뿐일 수도 있다.

일 년이 지나서야 혹은 다음 연도가 되어서야, "어? 너 영재고(혹은 서울대) 가려고 했었어?" 라고 해당 교사가 놀랄 수도 있다.

특히 고1, 혹은 중1부터 관리해서 입시를 위해 세특을 쌓아올려가야할 학생들이라면, 뒤늦게 자신의 정체(?)가 드러난 것은 본인에게 굉장한 손해일 수 있다.

그렇다고 중1 또는 고1 입학하자 마자 모든 교과 선생님들한테

"선생님, 저 영재고(자사고, 서울대 등) 가고 싶은데, 생활기록부 세특 좀 잘 써주세요."

라고 해야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당연히 불편하고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교사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세특 입력과 기재에 관한 부분은 교사의 고유의 권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찌해야할까?

"선생님, 제가 영재고(혹은 서울대) 가고 싶은데, 생활기록부 세특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수업시간에 어떤 노력이나 활동을 하는 게 좋을까요? "

질문을 던지자.

질문의 의도는 물어보는 것은 2차적인 것이고, 1차적인 것은 바로 "내가 영재고(자사고, 서울대 등)을 가고 싶다는 것"을 어필하는데 있다.

한 번 이런 질문을 해도 수백명을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중간 중간에 또 비슷한 방식으로 질문을 하자.

"선생님, 제가 영재고(혹은 서울대)를 가고 싶어서 수학 시간에 할 수 있는 자유주제 발표를 찾아보고 있는데, 혹시 예전 선배들은 어떤 주제를 발표했어요? 주제 선정에 어려움이 있는데 조언을 받을 수 있을까요?" 등

중1인데 영재고를 갈지 말지 고민이 되는가? 고1인데 서울대를 수시로 쓸지 말지 고민이 되는가? 성적이 나오고 나서 나중에 하려고?

그냥 무시를 받더라도 "영재고(혹은 서울대)를 쓰려고 하는데... " 어필하라.

실제 중3, 고3이 되어 다른 선택을 한다고 할지라도, 중1, 고1때 부터 어떻게든 더 나은 세특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영재고를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중2 이하에 지원하여 시험을 응시하는 경우가 있다. 어차피 중3때 써볼 생각이 있다면, 중2 때 무조건 원서를 써서 지원하라.

그러면 중학교 2학년 세특이 어떻게든 더 좋게 받을 기회를 얻는다.

중학교 2학년에게 세특이 결정적으로 쓰이는 학생들은 소수이기 때문에, 그 소수에게 노력들이 집중되게 된다.

교사의 기준으로 중3 때 여러 명에 대해 투자하는 노력이 중2때 더 적은 인원에 투자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용의 양과 질이 더 좋아질 수 있다.

3. 믿지만 확인하라. 믿어도 확인하라. 안 믿어도 확인하라.

교사와 학생의 신뢰관계가 두텁고, 활동도 충분히 잘 했고, 교사가 잘 입력해 줄 것 같은 늬앙스의 분위기도 전달을 받았다고 하자.

그러면 끝일까?

No No

교사의 일이 그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매 순간 불시에 즉각적으로 해야하는 일들이 수도 없이 많은 직업이다.

해당 부분을 바로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다른 날로 미루다가 결국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교사가 해당 부분에 대해 상기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 제가 전에 OOO에 대해 발표했었는데, 그 사례만으로 세특 승부를 보는 게 조금 걱정이 되는데... 이번에 추가로 다른 발표를 더 해야 될까요? (혹은 해도 될까요?)"

물어보는 것을 물어보는 게 아니다.

"이전 발표 세특에 적어 놓으셨습니까? 안 적어 놓으셨다면, 어서 빨리 적어주시지요." 하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1년 뒤에 생기부에는 안 적혀 있는데 본인도 발표한 사실도 잊어버리고, 교사도 잊어버리고 별 문제 없이 시간은 지나갔다가 나중에 입시 시즌이 되어서 그때서야 생각이 날 수도 있다.

"어? 망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