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자소서 작성 TIP4.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어떻게 담아야 할까?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은 많은 영재고에서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항목 중에 하나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영재고를 지원한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은 평균적으로 어떠할까?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모두 뛰어나다.
그런 면에서 수학, 과학 영재성과는 다르다. 수학, 과학 영재성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자.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낮은 학생들은
영재고를 위한 준비과정을 지속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영재고를 진학하기 위한 과정들은 사실 학원, 사교육 시장에서 거의 정형화되어있다.
선행, 속진의 내용을 평가하지 않도록 하는 정부적 차원의 방침이 영재고 입시에 적용되었을 때, 해당 내용에 대한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은 제한적이다.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미적분과 벡터의 개념을 공부하는 것 보다는 경시,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사실상 경시,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과정과 겹치는 부분들이 많다. 해당 영재고에서는 그런 수상경력과 무관하다고 하지만 말이다. 그 준비과정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경시, 올림피아드 과정을 준비하지 않고 영재고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드물게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많이 성장하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에서 그런 학생들을 위한 수월성 교육을 진행하기에는 여건상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과정 자체가 학교시험에서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또 학원에서 모의고사 등을 통해 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잘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 때문에
일반적인 평가와 달리 학생 스스로 동기부여 되기가 어렵다.
영재고 모의고사에서는 잘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꼴찌일 수도 있고, 또 하위권에서 상위권 사이를 오락가락 할 수도 있다.
또 나는 전혀 이해가 안 되는데, 다른 친구들은 너무나 손쉽게 하는 것 같아 보이고, 문제해결에서 분야별로 편차도 극심하다. 같은 수학 안에서 기하를 잘하는데 정수를 못하거나, 물리는 잘하는데 수학은 못하거나 등등.
그런 과정에서 영재고 준비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을 중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까지 해 나가는데 있어서 자기주도성이 없으면 지속할 수가 없다. 정말 뛰어나다면 3학년이 되기 전에 합격하지만 말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다들 자기주도성이 뛰어나다. 그런데 자기소개서에 자기주도성에 대해 적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적어야 할까?
단순히 "자기주도성이 뛰어나다."는 어필로는 쉽지 않다.
영재고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사실 다 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특별히 해당 문항으로 자신을 어필하기 힘들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적어온다. 다들 하는 정도의 자기주도성 말이다.
그래서 "자기주도성" 항목에 적힌 글들은 다들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가지고 온다. 사실 그래도 된다. 다른 문항에서 능력을 어필하고 영재성을 보여도 되기 때문이다. 모든 문항에서 다 탁월해야만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문항에서 그런 수준이라면 합격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자기주도성 항목으로 다른 학생들에 상대적인 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조금 더 "집요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 "집요함"이 "남들과 다른 경험"일 때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간"이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길거나, "수행 횟수"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거나 등등 누가 봐도 "우와~ 정말 너 어떻게 이렇게까지 스스로 이걸 했어?" 라고 읽고 나서 탄성이 나오는 수준이면 정말 잘 쓴 것이다.
그런 경우는 학군지의 뛰어난 학생들(올림피아드 금상을 받는 학생들 여럿이 있는) 에게서도 1년에 5% 정도 수준이다.
예를 들어
- 어떤 과학책을 읽었다
- 읽는 과정에서 관심 분야가 생겼다.
- 해당 관심분야에서 조금 더 수준 높은 책을 읽었다.
- 해당 책에 모르는 개념이나 이론이 있었다.
- 그 개념과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 그 결과 해당 분야 여러 가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 중에 지원자는 특정 가설에 끌려서 탐구했다.
- 해당 가설은 국내에서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연구가 드물다
- 그런데 그 사람이 모 대학 교수다.
- 그 대학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 교수님에게 답장이 왔고, 관련 최신 연구나 개념에 대해 알게 되었다.
- 교수님과 이메일을 주고 받았고, 교수님이 대학으로 초대했다.
- 해당 대학교에 방문하고 일면식도 없는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 대학 연구와 실험실, 실험과정들을 살펴보았다.
- 해당 대학, 해당 학과에 대한 꿈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생겼다.
- 더 깊이있게 공부하고, 관련 학업을 계속 지속했다.
위와 같은 스토리는 실제 합격한 학생의 사례다. 놀라운 자기주도성을 보여준 사례다. 그 누구도 저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
저런 사례 외에도 놀라울 만한 양의 구체물을 만들어내거나, 놀라울 만큼 꾸준히 성과없는 행동을 지치지 않고 반복해내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짧은 글자 수 안에 핵심적으로 녹여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생활기록부가 필요하고, 추천서가 필요한 것이다.
자기소개서에 다 담을 수 없는 것들,
또 내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타인의 입으로 말했을 때 효과적인 것들
그런 것들을 생활기록부와 추천서에서 말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사회자와 강연자의 위치와 같다. 심리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심리학을 떠나서 그냥 다음과 같은 상황을 경험만 해봐도 알 수 있다.
[사회자] 강연자님께서는 정말 여러분들을 위해 어떻게 도움이 되드릴까 고민을 많이 하셨구요. 부족하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셨답니다.
[1] 강연자가 스스로의 능력을 어필하고, 사회자가 강연자의 인성적인 면을 보여주었을 때
[강연자] 저는 정말 여러분들께 어떻게든 도움을 드릴까 고민을 많이 했었구요. 부족하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2] 사회자가 강연자의 능력을 어필하고, 강연자는 인성적인 면을 보여주었을 때
[1]과 [2]가 어떻게 느껴지는지는 관련 심리 실험의 결과를 떠나서, 직접 명확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많은 학생들은 [1]번과 같이 자기자소서에 자기 능력을 어필하는데 신경쓰고, 많은 교사는 학생의 능력적인 면을 잘 보여주지 못한 채 인성적인 면만 보여주는데 그친다.
학생의 자기주도성은 자기소개서에 쓰지만,
그 근거가 생활기록부에 담겨있을 때
의미있게 사용될 수 있다.
"저는 자기주도적으로 열심히 했어요" 라고 아무리 써봐도, 생활기록부 상에는 단 한 문장에서도 그런 내용을 엿볼 수 없다면 신뢰할 수 없다.
학교에서 자기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많을수록 좋다.
사실 최근의 흐름은 생활기록부가 기존 추천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현재의 추천서들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거나, 추천인의 수를 줄이고 있다. 추천인의 수를 3명으로 늘리는 대신 내용은 극도로 짧게 줄이는 학교도 있다.
그래서 사실상 추천서의 역할들, 학생이 담지 못하는 것들을 생활기록부에서 충분히 보조, 지원해 준다면 자기소개서 작성이 굉장히 수월해진다. 정해진 글자 수 안에서도 자기소개서 안에 충분히 의미있게 담을 수 있다.
그 노력은 사실 중학교 입학했을 때부터 일찍 부터 시작해야 가능한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코 앞에 닥쳐야 준비한다.
하지만 위기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모든 입시가 그렇듯, 남들이 모르는 것을 나만 알때, 남들이 늦게 준비한 것을 일찍부터 준비할 때 상대적으로 강력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생활기록부는 연단위로 작성되며, 이전 년도 작성한 내용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정정이 금지되어 있다. 1년이 지나고 나서 후회하면 늦다. 그리고 소용도 없다.
잘 관리된 생활기록부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작성에 어려움을 줄여준다.
그리고 해당하는 경험은 대학교 입시(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물론 현행과 같은 입시제도에서 말이다.